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리뷰

이십팔 독립선언

by 기록하는 92쪽 2019. 8. 4.

 

이십팔 독립선언 - 강세영 지음

 

여름휴가다.

휴가니까 어딘가로 떠나긴 해야겠고, 해외는 다녀온지 한달도 채 되지않아 바로 떠오른 곳이 강릉이었다.

딱히 그렇게 특별할 것 없이 바다가 있는 동해안의 한 지역이지만 이상하게도 25살때 갔던 강릉은 내 최애(최고로 애정하는) 도시가 되었다.

왜 최애씩이나 되냐 물으면 딱히 거창한 답이 나올건 없다만, 혼자 떠났던 자유로운 여행지였고 내 고향 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바다가 있었고(그것도 정말 깨끗하고 투명하고 예쁜 물빛의 바다) 퇴사하고 떠났던 여행이라 마음이 너무 가벼웠으며 엄청 자유로웠다.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함께 즉흥적으로 스킨스쿠버를 하러 가기도 한 것이, 심심했던 내 25년 인생에서 정말 특별한 자극이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 되었나보다. 여튼 서론이 길었는데 그로부터 3년이 지났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 지금. 자연스럽게 첫번째로 떠오른 강릉을 또 혼자 가게되었다.

'고래책방' 이라는 예쁜 이름의 독립서점에서 지금의 내 상황과 딱 일치하는 제목의 이 책을 보게됐다.

독립의 기로에 서있는 이십팔살의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집어들었고, 너무 잘 산것 같다.(live X buy O)

책의 절반은 사자마자 고래책방에 앉아 읽었고, 너무 술술 읽히는 바람에 아껴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반틈은 대구에 돌아와서 마저 읽었다. 다 읽은 심정은 "28살, 독립 꼭 해야겠다."

 

 

 

 

열차가 들어오고, 나는 지옥철에 한 발짝 내디딘다.

착하게만 자라라는 엄마의 말에 나쁜 짓은 안 했는데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7일 중 5일은 지옥에 갇힌다.

-14쪽-

 

나는 수도권에 살지는 않지만 이 구절에 공감한다. 출근 1시간 퇴근 1시간 총 하루에 2시간을 출퇴근에 소모하는 짓을 2년간 해보니, 몸도 지치고 이 시간이 2년이면 대체 몇 시간인가 싶은 것이... 출퇴근에 흘려보낸 내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!

진짜 우리(출퇴근에 시간을 쏟아 붓는 모든 직장인들)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...

 

그냥 발리에서 덜 벌고 덜 쓰면서 살까?

한 가지 길만 있을 줄 알았던 인생에 여러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기도 했다.

지금도 힘에 부칠 때 그곳을 떠올린다. 여기선 안 되지만 발리에서는 될 것 같다. 행복한 일이라면 그게 뭐든.

-161쪽-

 

회사에서 일 하면서도 한번씩 문득문득 드는 생각.

좀 덜 벌어도 내 시간이 많은 일을 하고싶다. (그렇다고 지금 많이 벌면서 일하는 것도 아님)

일이든 뭐든 인생이 다 그런가보다. 여행을 떠나보면 그렇다. 싱가폴 여행을 갔을 때는 센토사섬의 짚라인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이 그렇게 자유로워 보이고 부러웠으며, 강릉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이렇게 예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 정말 행복하겠다 싶었으며, 예쁘게 잘 꾸며놓은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보면 이런 공간으로 출퇴근하고 매일 좋은 노래를 들으며 커피향 맡으며 일하는거 정말 부럽다싶었다. 여기선 안 되지만 그곳에선 정말 행복할 것 같고 그렇다.

그들도 분명 스트레스 받으며 살고 있을테지만, 나만큼은 아닐 것 같다.

역시 사람은 다 자기 인생이 제일 고달픈 법인가 보다.

그렇다고 지금 당장 퇴사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는 없는 나는 적어도 한 가지 결심은 했다.

덜 쓰면서 살고, 독립 해야지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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